재혼 19주년 그리고, 같이가치
- 소년희망배달부
- 11분 전
- 6분 분량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 8월 감사편지
#1. 재혼 19주년
홀로였던 내가 홀로였던 그대 쓸쓸했던 신발을 벗기어 발을 씻어주고 싶습니다. 그 발아래 낮아져 아무것도 원치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 안온한 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노래가 되어
(조호진 시인이 신부 최승주 님에게 바치는 시)
사랑만이 모든 것을 온전하게 한다는 것을 믿기에 조호진은 신랑이, 최승주는 신부가 되기로 언약했습니다. 저희 두 사람을 사랑으로 만나게 하고 남은 인생을 반려자로 동행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감사드립니다. 그리하여, 저희 두 사람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분들을 모시고 새 결혼식을 올리니 부디 오셔서 축복을 빌어주시고 증거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 조호진 최승주 올림
지난 8월 19일은 저희 부부의 재혼 19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19년 전인 2006년 8월 19일 결혼식 초대장에 쓴 詩와 글과 결혼식 사진을 꺼내 보는데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세월은 덧없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불렀던 중-고생 3남매는 어느덧 30대가 됐습니다. 깨진 가족을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이혼의 아픔과 상처는 치유됐습니다.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삶의 신발 끈을 조여 맸던 3남매 중 장남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교수가 됐고, 딸은 목사가 됐고, 막내아들은 소년희망공장(카페) 두 곳을 운영하는 사장이 됐습니다.
#2. "우리만 잘 살지 맙시다!"
우리 부부는 재혼하면서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그건 우리 부부가 특별히 선해서라기보다는 아픔을 끊어내기 위한 선언이었고, 의지였고, 기도 제목이었습니다. '아픔'은 삶을 빛나게 하는 보석입니다. 아픔으로 주저앉거나 그대로 방치하면 곪고 썩어서 악취 진동하는 절망의 늪이 되지만 그 아픔을 잘 살려서 낫게 하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 이웃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고, 연대합니다. 삶의 아픔으로 울어보지 않은 사람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 15절)는 말씀에 온전히 순종할 수 있을까요. 눈물의 연대에 동참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절망의 아비였습니다. 삶의 벼랑 끝에 처했던 위기의 아빠였고, 이혼과 가정해체로 살 곳을 잃어버린 주소 불명의 가장이었고, 영구임대아파트에 불법 입주했다가 쫓겨난 눈물의 아비였고, 떠넘겨진 빛과 사채업자의 추심에 시달리던 빚쟁이였습니다. 한 발만 잘못 내디뎌도 끝장나는 벼랑 끝 낭떠러지에서, 칼날 위를 걷는 것만 같던 살벌한 생에서 구원받은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말았다면 저는 또다시 넘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삶의 아픔은 바이러스처럼 잠복하는 성질이 있어서 게으른 자의 삶 속에 숨어 있다가 교만과 나태를 틈타고 재발합니다.
그래서, <소년의 눈물>을 썼습니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과 가난한 아이들, 눈물의 미혼모와 부천역 뒷골목 아이들에게 분유와 밥을 주고 싶어서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이란 비영리 민간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거리를 떠도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소년희망공장>과 <소년희망센터>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에 중도 입국한 이주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는 부천지역 사회의 요청에 따라 이주 청소년을 위한 <어게인 방과후학교>와 <어게인 지역아동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만일 저 혼자였다면 '상처 입은 치유자'가 아니라 '상처 입은 자'에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우는 자와 함께 울 수는 있지만, 그래서 그 아이들의 눈물 닦는 일에 그쳤다면, 그래서 버림받은 아이들을 부여안고 '세상이 우리를 버렸으니 우리도 이 세상을 버리자!'라고 선동하면서 분노하고 원망했을 것입니다. 아무리 밥을 주고 돈을 주어도 더! 더! 더! 계속 손을 벌리며 앵벌이 하는 아이들, 더 달라는 것을 거절하면 뒤통수 치고, 거짓말하고, 깽판 치는 아이들에게 질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속설에 동의하면서 절망하고 좌절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보다 저를 잘 아시는 하나님이 천사 같은 아내를 돕는 베필로 선물해주셨습니다. 아내는 부족한 데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저를 품어주고 사랑해주셨습니다. 자신의 배로 낳지 않은 두 아들을 가슴으로 낳아서 잘 키워주셨습니다. 친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사랑으로 감싸면서 치유해준 아내 최승주 권사는 진정한 '상처 입은 치유자'입니다. 40년 넘는 세월을 만성신부전 환자 등을 살리는 장기기증 운동과 위기청소년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아내 덕분에 죄와 아픔으로 얼룩진 '상처 입은 자'가 '상처 입은 치유자'의 길을 따라갑니다.
#3. <사랑의 열매>와 함께하는 '연합모금'
‘어게인지역아동센터’(이하, 어게인)를 운영하는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임진성)이 경기도 부천에 중도 입국하여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 청소년을 돕기 위해 <사랑의 열매>(공동모금회)와 함께 '연합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합모금 바로가기 링크]
이를 위해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에서 ‘같이 만드는 변화, 함께 나누는 희망’이란 제목의 모금 캠페인을 8월 12일부터 11월 11일까지 3개월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합니다.
<사랑의 열매>는 이번 모금 캠페인을 통해 모금액의 최대 30% 매칭 기부금을 지원합니다. 어게인은 내년(2026년)에 추진할 ‘이중언어 돌봄 교사 채용을 통해 이주 청소년을 돌보는 마을공동체’ 만들기 위한 사업에 필요한 3천만원을 모금 목표액으로 정했습니다. 어게인이 모금액 3천만원을 달성하면 <사랑의 열매>가 매칭 기부금 900만원을 지원합니다.
이주 청소년이 한국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장벽'과 '문화 차이'로 인한 소통 단절 등의 문제입니다. 이주 청소년들은 한국 학교에서 왕따와 차별, 학교 폭력 등을 당해도 도움받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싶어도 '언어'라는 장벽이 가로 막습니다. 이런 언어 장벽을 해소시켜주는 분이 '이중언어 돌봄 교사'입니다. '어게인'은 지난 3년 동안 상담 전문과정 등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이중언어 돌봄교사'를 양성했습니다. 어게인이 직접 양성한 '이중언어 돌봄교사'는 베트남, 중국, 러시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13명의 이주여성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출신 이주 청소년이 한국 학교에서 왕따와 차별, 학교 폭력 등의 피해를 당할 경우, 가난한 이주민 부모가 문제를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싫어서 고민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이럴 때,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한국에 먼저 이주한 모국(베트남) 출신의 엄마 같은 '이중언어 돌봄 교사'가 필요합니다. 타국에서 고통을 당할 때, 모국어를 사용하는 엄마 같은 모국 출신의 교사가 이주 청소년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상담하고, 한국 사회에 대한 정보와 경험 등을 나눠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4.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캄보디아 출신 엄마와 성호(가명 17세)는 한국인 아빠에게 가정 폭력을 많이 당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 모자의 고통을 알지 못했거나 혹은 가정사에 휘말리기 싫어 외면했습니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성호는 자신의 온몸에 상처와 흉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고통뿐인 이 세상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습니다.
몽골에서 온 야니(가명 16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주 노동자인 아빠와 살기 위해 엄마와 함께 한국에 왔다가 학교에서 아픔을 겪었습니다. 한국 학교는 수업에 못 따라오는(못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주 배경 학생들을 투명 인간 취급했습니다. 학교 폭력에 의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야니는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해와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온 현옥(가명 16세)이는 싫은 게 많습니다. 공장에서 저임금 이주노동자로 일하는 엄마는 잔소리를 많이 해서 싫고, 낡은 선풍기 한 대뿐인 단칸방 집은 불지옥 같아서 싫고, 피부도 다르고 공부도 못한다고 자신을 따돌리는 학교와 한국 친구들은 싫지만 그래도 한국은 좋습니다. 엄마가 한국 아빠와 이혼하면서 보내진 필리핀의 가난한 동네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게인'이 경기도 부천에서 이주 청소년을 위해 운영 중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입니다. 어게인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필리핀과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10개국 출신 30여 명의 청소년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가난한 동네, 공장 지역에 지역아동센터를 세운 이유는 이주 청소년들에게 피난처이자 안식처룰 제공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과 멸시가 아니라 환대이고, 절망이 아니라 희망입니다.
어게인에 속한 수많은 선생님들과 직원들의 수고와 헌신 덕분에 선택적 함구증으로 저항했던 성호가 말문을 열었고, 스스로를 해치던 야니가 웃기 시작했고, 현옥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변한 까닭은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이 상처 입은 아이들을 살렸습니다. #5. ‘이주 청소년을 일으켜준 어른들!’ 가슴 아픈 아이들이 ‘성호’와 ‘야니’와 ‘현옥’이 뿐이겠습니까. 캄보디아 출신 엄마와 단둘이 사는 '란'(가명 16세)이는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아동보호 시설에서 지냈던 란이가 배와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서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분리 불안에 의한 질병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인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와 살고 있는데 그 엄마가 또다시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소녀에게 이 세상은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요.
몽골 출신 엄마와 살고 있는 '르'(가명 17세)와 '찡'(가명 19세) 남매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한국에 돈 벌러 온 몽골 출신 부모가 이들 남매를 한국에서 낳고 키웠는데 어느 날, 아빠 혼자서 몽골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소식이 끊겼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 남매의 신분은 미등록 외국인입니다. 이들 남매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냥꾼에 쫓기는 어린 사슴의 처지와 다를 바가 없는 이주 청소년들에게 '어게인지역아동센터'는 피난처이자 안식처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주 청소년들에게는 나무꾼보다 친절하고 따뜻한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사냥꾼 같은 사나운 세상이 신음하는 이주 청소년들을 해치지 못하도록 보호해 주시고 품어주시는 따뜻한 손길 덕분에 이주 청소년들이 '코리안 드림'을 품고 희망을 향해 달려갑니다.
차별과 왕따에 시달리던 이주 청소년을 상담으로 살려주신 서연경 소장님! 부모를 대신해 발로 뛰면서 진학을 지도하신 30년 교사 경력의 최윤선 선생님!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어게인의 최승주 상임 이사님을 비롯한 강사님들과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후원자들이 절망으로 쓰러진 이주 청소년들을 희망으로 일으키고 있습니다.
[8월 후원자 명단]
희망이 절망을 이겼습니다! 사랑이 차별을 이겼습니다! 끝내, 이길 수 있게 손잡아주세요!
강미경 강미원 강봉진 강창훈 고행숙 고현주 곽선희 권길선 권명숙 권미선 권수경 권수아 권영림 권연식 권차랑 그교회 김금자 김기현 김난주 김덕순 김도영 김도윤 김명호 김명희 김미령 김민수 김범준 김선애 김성수 김성순 김소영(1972) 김신나 김연례 김은숙 김종국 김종택 김준수 김준희 김춘지 김치하 김한나 김현겸 김현주(서울) 김현주(대구) 김혜미(김미진) 김혜순 김효정 꿈마을엘림교회25(김혜연) 남기창 남서울교회(비) 남철표 두현호 류제환 류창형 맘맘(김미령) 문상순 문성주 문정라 박미자 박병엽 박숙정 박아론 박영주 박예진(의정부범골로) 박예진(의정부오목로) 박은경 박재섭 박종선 박종택 박찬수 박철연 반태경 배용원 배현숙 법무법인에스 법무법인한누리 변종필 (사)마이아이비 사회적협동조합행복나눔 생명교회주재훈 서기영 서은주 서인수 소갑순 소광섭 소은정 소정열 손다은 손석봉 송금숙 송봉은 신소정(서진상) 신양선 신예영 신정아 신창선 신춘례 신희지 심정섭 심현정 안성진 안은숙 안재진 안지현 안혜리 엄서영 엄효정 에코남양주협동조합 오선예 오자연 유동현 유미화 유정숙 윤승희 윤이나 윤태경 (주)윤현상재 은평청파교회 은평청파교회깊은속(손영주) 이기진 이대성 이도경 이명우 이미자 이서영 이선희 이성민 이성숙 이소라 이수경 이시영 이연주 이영미 이영숙 이영순 이영종(리빙웰치과) 이용창 이원태 이은경 이은미 이은주 이은희(서울) 이인영 이제승 이종선 이주은 이주희 이지은 이진아 이한승 이현정 이현종 이혜원(부천) 이혜원(안양) 임태숙 임태호 임희정 장경숙 장유영 전유라 정경수 정문권 정선화 정성회 정유용 정윤경 정준오 정찬길 정현아 조성록 조솔 조승 조영기 조우진 조현명 조현숙 조호진 진영숙 진종옥 차수련(연) 차영조 차향매 채창기(그린모터스) 청파교회 청파교회임형욱 최남식 최성초 최수길 최순희 최승주 최윤선 최윤성 최의승 최인식(류미라) 최희정 표대중 한석훈 한성수 한여름 한영순 허윤 허의숙 현명숙 현지현 홍석경 홍영주 황재훈 황현성 황현숙 황홍구 > 구독하기 > 지난 뉴스레터 다시보기 > 친구에게 알리기 고용노동부로부터 인가 받은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은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카페 <소년희망공장>, 중도 입국 이주 청소년을 위한 <어게인학교>(경기공유학교), 인천가정법원이 위탁한 보호소년 회복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 등의 위기 청소년과 미혼모 아기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로 271 경원아인스타워 203-204호 T. 032-662-1318 | E. teenagain@again.or.kr 고유번호 144-82-62715 | 이사장 임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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