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저 몰래 대출했습니다
- 소년희망배달부
- 3시간 전
- 4분 분량
[8월 감사편지]
#. 1
저는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통장 잔고가 바닥난 것을 몰랐습니다. 재정에 관여하지 않아서 저는 몰랐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월급 받는 어게인 직원은 6명입니다. 그리고, 강사료를 받는 한국어 강사가 7명입니다. 이들은 하시는 수고에 비해서 턱없이 적은 월급과 강사료를 받습니다. 그런데도 큰 불평 없이 일하십니다. 소명이 아니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과 시급을 받고 위기 청소년과 이주 청소년 돕는 일 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낯선 나라에서 온 아이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감싸주면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직원들과 강사들의 헌신과 수고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부족한 월급이지만 직원들에겐 소중한 생계비입니다. 만일 임금이 체불되면 직원들은 어려움에 처할 것입니다. 통장 잔고가 바닥나면서 임금을 체불할 상황이었던 것을 저 혼자만 몰랐습니다. 회계 책임자에게 여쭈어보니 월급과 임대료 등의 총운영비에서 후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60~70%가량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공모 사업 등을 통해 부족한 재정을 아슬아슬하게 충당해 왔던 것입니다. 아내는 월급 때가 되면 '이번 달은 어떻게 될까?' 애간장을 태우면서 가까스로 넘겨왔던 것입니다.
아내가 1천만 원을 대출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개인 명의로 대출해서 직원 월급을 지급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아내는 어게인에서 월급이 가장 작지만 가장 무거운 십자가를 메고 있습니다.
#. 2
늘 어려웠습니다. 늘 힘들었습니다. 어게인의 청소년 사역 12년 그 세월을 어떻게 헤쳐왔을까?
아내가 저 몰래 대출해서 직원 월급을 지급했던 건 제가 알았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힘든 일을 떠안는 사람입니다. 아내는 힘든 일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아내는 힘든 일을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 감추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 돈 문제가 그렇습니다. 아내는 딴 주머니를 차는 사람이 아닙니다. 돈 문제에서 제가 뾰족한 수가 없는데 아내인들 뾰족한 수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데도 재정 문제를 책임지고 끝내 해결하는 것을 보면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내에겐 저와 다른 그 무엇이 있습니다. 저는 돈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움에 처하면 전전긍긍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대다수는 돈 문제가 생기면 돈을 빌리려고 통사정하기 마련인데 아내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아내는 새벽을 깨웁니다. 새벽 미명에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아룁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필요한 돈을 보내주십니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믿음이 적은 저에겐 신기한 일이지만 하나님을 믿는 아내에게 하나님은 들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든든한 ‘빽’입니다.
아내가 1천만 원을 대출받은 며칠 뒤, 어게인 통장에 정확하게 1천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송금한 분은 미국에서 유학 중인 임진성(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 이사장이었습니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변호사 업무를 일시 중단한 상황이어서 수입 또한 중단된 상태인데도, 어게인의 재정난을 말씀드린 적이 없었음에도 어떻게 된 일이지? 꼭 필요한 만큼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부담스러운 자리인 어게인 3대 이사장으로 2021년 취임, 십자가를 묵묵히 감당하시는 임진성 이사장님의 그 수고를 하나님이 갚아주지 않으시면 저희는 갚을 길이 없습니다.
#. 3 큰아들(37세·울산과학기술원 연구교수)이 섬기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원주민 교회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교인이었던 원주민 청년이 교회에 설치된 음향 시설과 에어컨을 훔쳐 달아났던 것입니다. 교회 지붕이 함석으로 되어 있어서 에어컨이 없으면 불덩이 속 같다는 소식을, 아프리카 선교사를 꿈꾸는 큰아들에게 전해 들은 아내가 그 비용을 헌금했습니다. 도난 사건을 경험한 그 교회는 예배가 끝나면 떼어서 들고 갈 수 있는 이동식 음향시설과 에어컨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아내는 교회 두 군데 헌금했었습니다.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와 가난한 시골교회에 헌금했습니다. 전남 순천의 한 시골교회는 교인 대다수가 늙고 병든 노인들이어서 재정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재정난에 시달리던 노 목사님이 아내에게 교회의 어려운 문제를 토로했고 아내는 ‘최승주 권사, 네가 도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필요한 만큼 헌금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돈 문제에 있어서 아내는 어리숙한 사람입니다. 아내가 돈 문제에 있어서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가난한 저는 남편으로 택함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내는 돈 문제로 여러 번 곤경에 처했습니다. 어떤 목사를 돕다가 떼였고, 어떤 시인을 돕다가 떼였고, 어떤 청소년을 돕다가 떼였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 그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지만 그 속상함에 매이지는 않습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여길 뿐입니다. 돈 문제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돈을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4
존경하는 지인 형님이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보내주신 것이어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밑바닥 생활하는 제가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어게인이 12년을 헤쳐올 수 있었던 것은 형님처럼 하늘의 마음으로 사시는 이웃 덕분입니다. 저희 부부가 위기 청소년 사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희가 주역은 아닙니다. 저희는 조금 수고할 뿐입니다. 이 사역의 주역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후원과 기부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면서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려고 애쓰는 분들입니다.
어게인은 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도움받으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도움이란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위기 청소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사역을 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들을 팔아서 잇속을 챙기거나 거짓으로 속인 적은 없다는 것은 양심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십자가를 대신 멜 사람이 없어서입니다. 잘 매고 갈 수 없는 십자가를 메고 갑니다. 하늘이 보시기에 너는 아니다, 더 이상 아니다 하시기 전에는 그만두지 못할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재혼 20주년을 축하해주세요^^ 아내의 꿈은미얀마 선교사였습니다.
미얀마에 여성 직업훈련소를 만들어 빈곤과 차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가난한 시인인 저를 만나면서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두 아들을 잘 키우면서 꿈을 확장 시켰습니다.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으로 만난 두 아들! 큰아들은 울산 외국인교회에서 찬양 사역하는 연구교수로 키웠고 작은아들은 소년희망공장 2군데를 운영하는 공장장으로 키웠습니다.
두 아들을 잘 키우는데 그치지 않고 낯선 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애쓰는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지난 8월 19일이 재혼 20주년이었습니다. 인생의 아픔을 경험한 저희 두 사람, 부부의 연을 맺어주신 하나님 앞에서 "저희만 잘 살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약속을 계속 지키겠습니다. 어게인 후원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드립니다. 연말 정산 시 15~3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1천만원 이하는 15%, 1천만원 이상은 30% 세액공제 됩니다.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은 부천 지역 중도 입국 이주 청소년을 위한 <어게인학교>(경기공유학교),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카페 <소년희망공장>, 인천가정법원이 위탁한 보호소년 회복교육 등을 진행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 등의 위기 청소년과 미혼모 아기를 돕는 비영리 법인입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로 271 경원아인스타워 203-204호 T. 032-662-1318 | E. teenagain@again.or.kr 고유번호 144-82-62715 | 이사장 임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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