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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칼럼니스트의 증언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는 위기청소년과 어린 미혼모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편지이자 이 아이들을 돕는 따뜻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실은 편지입니다. 너무 일찍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비춰달라는 편지를 망망대해에 띄우면 등대지기 같은 그대들이 희망의 불빛을 비추어 줍니다. 그러므로 각자도생이 판을 치는 무한경쟁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희망의 불빛을 비춰주는 그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겨울에 만난 사람


2008년 강남의 한 카페에서 눈썹이 짙은 동년배를 만났습니다. 당시에 저는 반신불수 된 중국동포 노인을 고향으로 보내드리기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었고 대기업 홍보실장을 지낸 그는 모금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통했는지, 첫 만남에서 우린 살아온 날의 쓰라린 실패와 절망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으며 그렇게 이어진 우리들의 만남은 점심에 시작해서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굴지의 회사에서 미래의 경영자로 성장한 그는 대주주인 미국 본사에서 CEO 훈련을 받았을 정도로 전도양양한 인생으로 승승장구의 삶을 맘껏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그 회사의 운영권이 재벌 회사로 넘어갔고 욕망의 전차를 몰던 그는 강제 하차당했습니다. 20년가량의 절망의 터널은 너무 길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기획했었다고 그는 고백했습니다. 눈보라 치는 산길을 홀로 걷는 고행을 감당했습니다. 그의 가족들은 신산고초 험산준령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가 올해 초, 페이스북에 이런 희망의 단서를 흘렸습니다. 절망과 고행의 항구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오세훈의 배가 드디어 희망의 항구에 근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몹시 기뻤습니다. “어머니께서 이 세상을 떠나셨으니 이제 나는 집안의 맨 윗자리에 앉게 되었다. 환갑 훌쩍 넘은 자가 아직도 차가운 벌판을 전사의 자세로 진지하게 왕래한다. 이 일상이 타인의 것이라면 안스러울 것 같다. 새해에 굵은 획을 긋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세훈 칼럼니스트의 글을 나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의 칼럼에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오세훈 칼럼니스트가 사용하는 단어는 시중에서 떠도는 것이 아니라 굴곡진 인생에서 얻은 독서의 산물이자 지식이다. 글이 길면 장황하고 신변잡기 쉬운데 오세훈의 글은 짧고 굵다. 그가 벼린 칼로 겨눈 시대와 대상들은 섬찟할 것이다. 보통 칼은 심장까지 찌르지 못하지만 오세훈의 筆은 폐부를 휘젓는 힘이 있다.” 불의한 권력자와 이 시대의 심장을 찌르던 오세훈 칼럼니스트가 벼린 칼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 부부와 어게인의 길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과분한 칭찬과 위로에 감사와 용기를 얻는 동시에 초심을 흩트리지 말라는 경고로 알고 글을 공유합니다.



z는 매일 죽고 싶었다. 엄마는 십년 넘게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아버지는 몸이 심하게 상하여 일을 못한다. 학교에서는 늘 난폭한 놈들의 학대를 받았다. 교사들은 결코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선생님은 보통의 어른들과 다른 존재 아닌가. z는 그들을 믿지 않았다. 고교를 간신히 졸업한 z는 어두컴컴한 방안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죽음만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위하여 작은 의지도 힘도 없었다. 죽음이 곧 해방이었다. 그래서 소멸의 날을 기다리며, 최선을 다해 절망적인 인생을 마무리 하려했다. 마침내 D-day가 다가왔다. 지옥에서 마지막으로 어떤 어른들을 만났다. 나이 스물 넘도록 단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외계인' 커플이었다. 부모나 친척, 교사나 또래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과 표정, 눈빛이 달랐다. 충격이었다. 따뜻했다. 다정했다. 희망적이었다. 부드러웠다. 도움을 기대해도 될 것 같았다. 긴 시간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z는 이제 스물 여섯살이다. 마주 앉은 이가 그 누구든,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던, 필요를 위한 최소한의 의사표시조차 못하던, 그래서 잠자는 시간 말고는 온통 죽음만 생각하던 위태로운 젊은이가 그 어른들과 만나서 죽음을 버리고 삶을 얻었다. z는 이 부부가 운영하는 소년희망공장의 매니저로 일하며 사이버대학의 심리학과에 들어가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이 부부는 z와 비슷한 젊은이들ㅡ미혼모, 비행청소년, 가정폭력 피해자, 소년원 퇴소자 등 위기청소년ㅡ을 자식이나 제자, 친구나 동료처럼 관계한다. 그 그늘지고 눅눅한, 춥고 허기진 곳의 빛과 온기 자체다. 함께 일한다. 그들은 생활인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다 합치면 수백 명의 상처 깊은 청년들이 이 부부와의 인연으로 위기를 면했다. 솔직히 나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나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헌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타고 나는 것 같다. 예순 훌쩍 넘은 부부는 잠을 줄여서 비용을 줄인다. 놈들의 이상행동으로 그만두고 싶은 좌절감을 수시로 겪는다. 그러면서 새벽명상과 기도로 또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크리스천도 있다. 내가 이 부부의 친구인 것은 큰 명예다. 조호진 시인과 최승주 선생. 이들은 재혼부부다. 노동해방문학그룹 출신으로 오마이뉴스 기자였던 남편은 그 불멸의 사랑의 징표로 생면부지의 청년에게 신장 한쪽을 떼어줬다. 이렇게 비범한 사랑의 당사자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한없이 착하다. 그 거룩함의 1할만이라도 실천하기로 작정했다. 나의 존경심은 높고 고마움은 깊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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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은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소년희망공장> 6곳을 운영하면서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고 있으며 부천시로부터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법률 지원과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 밖 청소년 등의 위기청소년과 미혼모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게인 : 경기도 부천시 중동 1159-5 부광프라자 603호 (☎ 032-662-1318)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 경기도 부천시 장말로 107 복사골문화센터 4층 (☎ 032-655-4620) ▶소년희망공장 1호점 :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254번길 27 1층 컴포즈커피 부천중앙점 (☎ 032-323-2010) ▶소년희망공장 2호점 :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161-8 컴포즈커피 마곡나루점 (☎ 02-6953-4747) ▶소년희망공장 3호점 : 경기도 부천시 중동 1300 중동센트럴파크푸르지오상가 166호 '스위트 그린' (☎032-321-1567) ▶소년희망공장 4호점 : 경기도 화성시 동탄순환대로5길 13 '수제스콘전문점 클로리' (☎ 010-3120-7203) ▶소년희망공장 5호점 :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남로 7-1 컴포즈커피 목동모세미점 (☎02-6403-3605) ▶소년희망공장 6호점 : 서울시 영등포구 양산로 91 컴포즈커피 영등포리드원점 (☎070-8648-3849) ▶인천 소년희망센터 : 인천시 계양구 계산1동 944-7 3층(☎ 032-546-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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