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작성자 사진승주 최

해피 도시락을 배달했습니다!



기다림의 눈물을 흘려본 사람은 압니다.

떠난 사람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베갯잇을 적시고 또 적셔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바람처럼 돌아왔다가도 또다시 떠난다는 것을 압니다.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따뜻한 밥을 먹는 이웃집의 행복한

저녁을 훔쳐본 이들은 알 것입니다.

빵은 훔칠 수 있으나

행복은 훔칠 수 없다는 것을.

기쁜 이웃들에게 기쁜 날이 와서

기쁨에 겨워 노래하며 춤을 출 때면

슬픈 이들은 더 슬퍼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 시절의 저는

크리스마스가 싫었습니다.

선물을 듬뿍 받은 부잣집 아이들이

기쁘다 구주 오셨다면서 찬양할 때

판잣집을 지키던 저는 술에 취해 귀가한

노점상 아버지의 눈물을 달래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수제비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기다리는 것들은 기다릴수록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산타를 기다리지 않고 산타가 되기로 했습니다.

울면 안 된다고

울면 선물 안 준다고 해서

우는 아이들을 찾아갔습니다.

곰팡이 피고 벌레 우글거리는 반지하 단칸방에서

아픈 아기를 품에 안고 잠드는 어리디어린 미혼모와

떠난 엄마가 영영 돌아오지 않자 세상의 거리를 방황하다

방황하는 소녀를 만나 아기를 낳은 미혼부를 찾아갔습니다.

소년희망공장이 만든 고급 도시락과

키 작은 수녀님이 보내주신 털장갑과

키 작은 장로님이 가져오신 맛 있는 빵과

천종호 판사님이 보내주신 운동화와 양말을 가지고

루돌프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못 오신다고 하여

툭하면 고장 나는 고물차 타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배달했습니다.

연변 소녀에게는 아빠와 할머니 도시락까지 배달했고

우울증 환자인 민우에게는 몸이 아픈 아빠 도시락까지 배달했고

소년소녀가장 3남매 에게도 도시락을 배달했고, 반지하 미혼모 은주에게도

도시락을 배달했고, 소년원을 갔다 온 미혼부 영호에게는 할머니와 미혼모의

도시락을 배달했습니다. 나처럼 슬픈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시락 이름을 ‘해피 도시락’이라고 붙였습니다. 하루만이라도 행복하길 빌었습니다.


2019년, 작년에는

송년의 밤을 열었습니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잘 섬기라고 하신

하나님이 좋아하신 밤이었습니다.

장애인 소년들과

엄마 없는 소년들

남편 없는 미혼모와

집 없는 이웃들이 오셔서

맛있게 먹고

즐겁게 놀고

선물도 나눈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여서 놀 수가 없었습니다.

2021년 내년에는

다시 모여 놀고 싶습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운 것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차마 오지 아니하고 애만 태우고

아이들은 차디찬 바람에 꽁꽁 얼어

봄을 맞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그러므로, 그리운 봄을 맞이하려면

맨발이 아프게 달려가야 한다는 것을

슬픔과 아픔의 세월이 알려주었으므로

한 해가 저무는 이때, 봄을 향해 출발합니다.

2021년 희망의 봄아,

눈부시도록 화사한 봄아,

너 거기에 꼼짝 말고 있어!



※어게인은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비영리단체로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합니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에 필요한 성함, 주소, 주민번호를 이메일(teen@again.or.kr)로 알려주시면 발급 후 이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조회수 5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