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 보낸 후원금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


“장영호님 이름으로 후원해주세요.”

부산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후원자가 이 세상에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영호님은 지난해 10월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했습니다.

장애인이었던 고인은 ‘기초생활수급자’였다고 했습니다.

고인은 가족과 단절된 채 살았다고 했습니다.

외롭고 힘들었던 61년의 인생을 마감하고 떠나면서

그냥 떠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로 모은 돈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고 했습니다.

외롭고 쓸쓸했던 고인을

수발했던 따뜻한 두 이웃



고인의 뜻을 전해오신 분은

10여 년간 고인을 도운 이영순님과 남행희님.

어게인 후원자이신 남행희님이 어게인을 추천하셨습니다.

자활후원기관에서 일했던 두 사람은

10여 년 전에 고인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고인을 정성껏 돌봤고

고인은 두 사람을 의지하면서 삶의 고달픔과 서러움을 달랬습니다.

“인생이 외롭고 힘들어서 술을 드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애썼던 분입니다. 아들이 한 분 있다고 했는데 30년간 떨어져 살았으니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고인은 힘겨운 삶을 마감하면서 자신이 남긴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고인의 뜻에 따라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위기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해 후원하기로 했는데 고인이 꿈에 나타나서 ‘나의 유언을 잘 이행해주어서 고맙다. 이제 갈란다!’라면서 웃으면서 가셨습니다.”

고인을 10여 년간 도우며 수발했던 이영순님은

지난밤 꿈에 고인이 나타났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보낸 후원금

함부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고인이 남긴 돈은 큰돈이 아닙니다.

고인이 후원한 돈 역시 큰돈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인의 후원금은 작지만 큰 후원금입니다.

이런 후원금을 함부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어게인에게 후원금은 생명줄입니다.

후원금이 없다면 위기 청소년과 미혼모를 도울 수 없습니다.

봄볕처럼 따뜻한 이웃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어게인은 일합니다.

일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정직하고 진실하게 일하려고 애를 씁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이 세상은 살벌한 세상입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이 세상은 쓸쓸한 세상입니다.

그래서, 막막한 세상, 절망의 벼랑으로 내몰립니다.

이런 세상에서 손을 잡아주는 이웃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벼랑 끝에 내몰린 이웃에게 힘을 주는 손은 큰돈을 가진 손이 아니라

삶의 아픔과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 이웃의 작지만 따뜻한 손입니다.

어게인 후원자 중에는

거액을 내는 큰손은 없습니다.

삶의 힘겨움 속에서 눈물 고개를 넘어가는

눈물겨운 이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들이 낸 돈은 그냥 돈이 아니어서 조심스럽게 사용합니다.

방황하는 청소년이었던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위기 청소년과 미혼모를 위해 보내주시는 후원금과

열두 살 딸을 혼자 키우는 한부모 엄마가 아픈 몸으로

번 돈을 아껴서 보냈다는 후원금을 받고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가난한 목회자였던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늙은 사모님은 장애인

자녀들과 모여서 드린 부활절 헌금은 과부의 두 렙돈처럼 소중했습니다.

봄볕처럼 따뜻한 후원금!

눈물겹고 가슴 아픈 후원금!

정성이 가득 담긴 소중한 후원금!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보낸 후원금!

함부로 사용하지 않고 잘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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