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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 환자의 기부금

[4월 감사엽서] 기초생활수급자인 최 노인의 기부금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고시원에서 홀로 사는 최 노인(79세)이 '어게인'에 기부한 100만 원을 보면서 지난 2014년,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송파 세 모녀가 자살하면서 남긴 70만 원과 메모가 떠올랐습니다. 전쟁고아로 떠돌다 굶주림에 못 견뎌 죄를 지으면서 소년원과 교도소 그리고, 청송감호소까지 갔다 온 전과 11범의 파킨슨 환자인 최 노인이 기초생활수급비에서 떼어낸 기부금 100만 원이 송파 세 모녀가 남긴 집세와 공과금과 겹쳐지면서 흉통처럼 마음이 아프고 무거웠습니다.

아내 최승주 권사와 최 노인이 인연을 맺은 것은 신장기증 때문이었습니다. 만성신부전 등의 환자에게 신장 이식 등으로 새로운 생명을 나누어주는 장기기증 단체에서 책임자로 근무하던 최 권사는 32년 전인 1991년 6월 13일 생면부지의 20대 청년에게 신장을 선뜻 기증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청송감호소에서 막 출소한 전과 11범의 최영호(가명)라는 분이었습니다. 세상은 그를 위험한 인물로 낙인을 찍었으나 그는 생명을 나눈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신장 한쪽을 생면부지의 청년에게 기증한 것은 속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죄를 짓지 않으려고 몸부림쳤으나 전과 11범의 어른 고아가 죄를 짓지 않고 살기란 힘든 세상이었습니다. 벼랑 끝 인생, 자칫 발을 헛디디면 다시 죄의 구렁텅이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유일한 도움의 손길은 아내 최 권사뿐이었습니다. 누굴 돕더라도 생색내지 않아 신세 진 사람을 편하게 하는 아내의 성품 덕분에 괴팍한 최 노인이 아내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고 최 노인은 다시는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소된 주민등록증을 살려야 한다면서 돈을, 신문 배달해서 먹고 살아야 하니 중고오토바이 살 돈을, 생활비가 부족하니 돈을, 진갑 기념 여행을 가고 싶다며 경비 지원을, 병원에 입원했다면서 문병과 돈을, 영화를 보고 싶다면서 돈을, 고기가 먹고 싶다면서 돈을, 요양원 입원을 해달라고 해서 애써 입원시켜 드렸더니 감옥처럼 답답하다면서 일방적으로 짐을 싸는 등으로 곤혹스럽게 했음에도 아내 최 권사는 그때마다 묵묵히 도왔습니다. 그 세월이 자그만지 32년입니다.

최 노인의 기부금 100만 원에는

수없이 폐를 끼친 32년 세월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젊은 시절, 가정을 꾸렸으나 실패했고

아들을 낳았으나 제대로 양육하지 못했고

그래도, 자식이 보고 싶어 어렵게 연락했으나

자식을 버린 당신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거절당했고….

한쪽 신장을 기꺼이 떼어주면서

죄인의 인생을 씻고 싶었던 것처럼

기초생활수급비로 받은 얼마의 돈에서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아끼면서

한 푼 한 푼 모은 돈을 위기 청소년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자신처럼 불행한 생을 살지 말라고,

파킨슨병이 더 심해지는데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고….

죄송합니다.

폐만 끼친 인생이었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최 노인이 차마 전하지 못한 인사가

100만 원에 담긴 것 같아서 아팠습니다.

삶의 진실이 담긴 100만 원이 무거웠습니다.

가슴 아픈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이 때론 힘들지만

그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그의 어두운 인생길을

등불로 비추어준다면 설령 슬픔에 걸려 넘어질지라도

손잡아 줄 이웃이 있으므로 그대도 나도 일어설 것입니다.

삭막하고 살벌한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살만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삶의 벼랑에 비극이 아닌 희망이 꽃피면 좋겠습니다.

[4월 후원자 명단]

가난하고 누추하고 쓸쓸한

이웃의 아픈 삶을 이해해주시고

그 이웃을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강미경 강미원 강창훈 고행숙 고현주 국세현 국미 권길선 권명숙 권미선 권미순 권수아 권영림 권차랑 김금자 김경숙 김기현 김도영 김도윤 김명석 김명호 김명희 김미령 김미애 김봉경 김석근 김성은 김소영 김순옥 김신나 김인규 김종택 김준수 김지영 김춘지 김한나 김현겸 김현주 김혜미(김미진) 김홍주 김효정 김희정 꿈마을엘림25 남기창 남철표 두현호 류미라 류창형 문상순 문정라 박남규 박미자 박병엽 박숙정 박세염 박아론 박영주(복지부) 박옥수 박은경 박재섭 박정애 박종선 박종택 박진주 박찬수 박찬희 박철현 박형길 반태경 배용원 배현숙 법무법인에스 법무법인한누리 변종필 생명교회주재훈 생명교회에스더회(강현주) 서울성모가정간호(박민아) 서은주 서인수 서한나 소갑순 소광섭 소은정 손다은 손석봉 송금숙 송봉은 송수정 송형운 신소정(서진상) 신승범 신양선 신예영 신정아 신창선 심정섭 신춘례 신희지 안성진 안은숙 안재진 안혜리 양원영 엄효정 오민석 오선예 오세훈 원대한 유동현 유미화 유정숙 유해연 윤미선 윤승희 윤영선 윤영진 윤이나 윤태경 ㈜윤현상재 이대성 이도경 이도현 이명우 이미자 이서영 이선희 이성민 이수경 이수진 이슬기 이시영 이영숙 이영순 이영종(리빙웰치과의원) 이원태 이은미 이은희(서울) 이은희(울산) 이인영 이제승 이종선 이주희 이지은 이진아 이한승 이현종 이혜원(부천) 이혜원(안양) 임태호 임희정 장경숙 장병규 장수현(서연경) 장유영 정문권 정보임 정선화 정세훈 정윤경 정은미 정준오 정찬길 정현아 조미선 조성록 조솔 조승 조영기 조우진 조일순 조자연(조유하) 조현숙 조호진 진종옥 차수련(연) 차영조 청파교회 최남식 최성초 최수길 최순희 최윤성 최희선 최희정 표대중 한석훈 한성수 한여름 한영순 허윤 허의숙 현지현 홍석경 홍영주 황보은혜 황재훈 황홍구 황현성 황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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