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일)
착하게 생긴 중고등학생 3명이
위기 청소년을 위해 모은 기부금을 가지고
소년희망공장 3호점(스위트그린)을 방문했습니다.
산울림청소년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Must Have
청소년들로 중고물품을 기부받아서 이를 판매한 돈
111,000원을 기부금으로 마련해서 전달한 것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을 이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알뿐 친구들을 위해 마음을 나누거나
혹은 희생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비판합니다.
이런 비판과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시대를 만든 것은
청소년들이 아니라 어른들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울림 청소년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금할 길이 없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편지를 씁니다.
산울림 청소년들아!
너희들은 나쁜 세상을 만든 어른들처럼 살지 말고
지금의 너희들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너희 역시 각종 시험과
대학 진학 등으로 마음에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이렇게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하며 멋진 기획을 하고 실천하는구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마구 웃을 수도 없는 시대,
친구들의 얼굴을 반쪽밖에 볼 수 없는 대신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너희들아!
- 위기 청소년에게 온기를 전하는 기부금
너희들이 참 고맙고 기특한 것은
기부금을 모아온 것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돈보다 기부 목적이 고맙고 고맙다.
위기 청소년에게 온기를 전하려는 마음이 고맙다.
학교 폭력의 주범인 일진 청소년!
학교를 때려치우거나 쫓겨난 학교 밖 청소년!
삥을 뜯고 물건을 훔치고 심지고 흉기를 들기도 하는 청소년!
그래서 소년 재판을 받고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을 받은 청소년!
또는 우울증에 걸려 은둔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청소년!
이러한 청소년을 죄다 통칭해서 부르는 명칭이 위기 청소년이란다.
- 나쁜 놈들, 인간쓰레기들, 양아치××
반사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아이들을
세상 사람들은 위기 청소년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렇게 부르고 비난하면서 사회로부터 격리하려고 한다.
이 아이들에게 가장 피해를 입은 대상은 어른들보다는 너희들!
위협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빼앗는 등으로 괴롭히는 아이들로 인해
큰 고통을 겪거나 겪고 있을 너희들을 생각하면 그 아이들이 미워지기도 한다.
나 역시 학창시절에 일진에게 돈을 빼앗기고 폭력을 당하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고 싶다.
그 아이들을 무작정 쫓아내고, 격리하고, 외면하기보다
그 아이들이 왜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됐는지? 살펴 봐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그 친구들을 긍휼히 여길 수 있단다.
무엇보다 폭력 등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피해자의 용서와 관용이 우선 필요하단다.
물론 너희들을 괴롭힌 그 아이들 또한 반성하고 참회하는 마음이 뒤따르면 좋겠다.
그 친구들의 가정은 가난을 대물림받았고,
가족 간에도 서로 미워하다 상처로 얼룩졌으며,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인 그들을 위로하기보다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더욱더 차별하면서 따돌림 한단다.
괴롭고 살기 힘든 세상에 맨몸으로 내던져진 그 친구 가정은
이 세상과 싸워 이기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몰리다가
대항할 힘이 없어서 가난한 가족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다가 끝내,
부모가 이혼하고 가정이 해체되면서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은 방황한다.
너희들은 삶의 벼랑 끝이 어디인지 알고 있니?
희망보다 절망을 먼저 선택하는 까닭을 알고 있니?
이것은 시험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잘 알기 힘들 것이다.
삶의 벼랑 끝에서 추락해 죽음 같은 절망에 던져지기 전에는
그 절망의 고통을 알 수 없단다. 너희들뿐 아니라 어른들 또한!
우리 사회는 강자가 점령한 승자독식 사회!
우리 사회는 나만 살면 된다는 각자도생 사회!
사회적 약자와 이웃을 배려할 틈조차 주지 않는 무한경쟁 사회!
이런 사회를 너희들에게 물려주었을 뿐 아니라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친구든 누구든 용서하지 말고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가르친 어른을 용서해라.
이런 사회와 이런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는
야만의 사회이므로 산울림 청소년들아!
나쁜 사회를 만든 어른들과 결탁하지 마라.
나쁜 세상에 순응하는 청소년이 되지 마라.
그래서, 쉽지 않은 부탁을 한다.
이 세상에 당하고 당한 것을 증오하며 각종 비행과
범죄로 일탈하는 위기 청소년들을 비난만 하지 말고
이해해주고, 긍휼히 여기면서 손을 잡아주면 좋겠다.
나쁜 어른들처럼 위기 청소년들을
비난하고 격리하고 쫓아내려고만 한다면
그 아이들은 오갈 곳이 없어져 벼랑 끝에 서면
심약한 위기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매달려 울다 뛰어내리고
어떤 위기 청소년들은 자신과 가족을 쫓아낸 세상을 미워하며
주먹을 휘두르고, 물건과 돈을 훔치고, 심지어 흉기를 들기도 한다.
그 친구들도 살아야 한다.
그 친구들도 숨 쉬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아진다.
그래야, 불의한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 된다.
산울림 청소년들아!
드디어 봄이 오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에 빼앗긴 봄이 오고 있다.
봄이 오는 것보다 더 기쁜 것은 너희들이다.
봄이 아무리 푸른들 너희들보다 푸르겠느냐.
그러므로, 산울림 청소년들아!
피어라, 활짝 피어라!
빛나라, 맘껏 빛을 발산하라!
그러면서 좋은 세상으로 가꾸어다오!
그리하여, 꽃이 핀 양지바른 세상 뿐 아니라
봄이 왔어도 그늘진 땅에도 희망을 심어다오!
※산울림(부천시산울림청소년수련관)은 부천시가 설립하고 부천여성청소년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활동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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