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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을 앞둔 조 경감에게

작성자 사진: 승주 최승주 최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

     



나는 그대가 좋아요

김치찌개보다 좋아요

이 엄동설한에 그대는

김치찌개보다 얼큰하고 진해서

언 마음이 붉은 띠 매고 선동해요


야, 쫄지마! 봄이 온단다!


(졸시, ‘그대가 좋아요’)

     

그해 겨울, 그대를 생각하면서 쓴 시라네. 그대는 겨울의 희망인 동백꽃처럼 힘겨운 삶에 지친 이웃들에게 웃음을 나눠주는 능력의 소유자. 위기청소년 돕는 일에 나선 와중에 벌어진 다툼과 송사로 인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그대는 본청(경찰청)에서 지구대로 밀려나는 억울한 일을 당했음에도 누구를 원망하기는커녕 상대를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대가 한겨울의 김치찌개보다 좋아졌다네. 김치찌개보다 더 얼큰한 그대의 온화함에 내 마음이 붉어졌다네.

     

위기청소년 사역에 지친 나는 그리웠다네. 겨울에 필요한 것은 추위를 감싸줄 옷과 연료와 집이지만 더욱 필요한 건 삶에 지친 이웃을 감싸줄 ‘인정’이고 추위에 지친 이웃을 보듬어줄 ‘온정’이라는 것, 겨울보다 길고 혹독한 인생을 맨몸으로 산다는 것은 낙타도 없이 사막을 건너는 것처럼 위험하고 두려운 것이어서 봄볕처럼 따뜻한 품을 가진 그대 같은 이웃이 그립고 그립다네.

     


그날, 양푼 김치찌개를 먹은 우리는 부천역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삥’을 뜯는 부천역 뒷골목에서 해바라기했지. 경찰이 된 지 20년 만에 지구대에서 근무하게 된 그대는 지구대 경찰의 애환을 말했지. 악성 민원인과 취객들에게 경찰이라는 이유만으로 까닭도 없는 봉변과 모욕을 당할 때면 ‘이런 취급 받으려고 경찰이 됐나!’하는 자괴감이 왜 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대는 경찰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부분이 있다면서 “주민에게 더 신뢰받는 경찰이 되겠노라!” 다짐했지.

     

경찰의 날인 10월 21일, 칭찬받는 경찰이 되기로 다짐한 그대는 ‘칭찬 기부’를 시작했지. 주민에게 칭찬받을 때마다 1회에 1천 원을 모아 기부하는 방식. 취객을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기, 길 잃은 노인에게 집을 찾아 드리기, 경로당을 방문해 춤과 노래로 즐겁게 해드리기, 보이스피싱과 무단횡단 예방 활동 등의 민생치안 활동에 나선 그대는 “경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칭찬에 맛을 들이련 본연의 임무가 칭찬받기 위한 일로 변질이 될 수도 있다”면서 보여주기식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지.

     

그래서 칭찬 기부의 의도성을 피하려고 칭찬 횟수를 일일이 세지 않고 매월 5만 원씩 모았고 그렇게 1년 열두 달 동안 모은 ‘칭찬 기부금’ 60만 원을 비영리 민간단체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이사장 임진성)에 기부했지. 그렇게 시작된 ‘칭찬 기부’는 2025년 올해로 7년째 이어지는 걸 보면서 그대의 진정성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네. 세상은 여전히 어둡고 힘들어서 겨울 공화국의 시민들은 봄이 과연 올까? 불안에 떨지만 나는 믿는다네. 어디선가 봄꽃을 준비하는 그대 같은 이웃으로 인해 봄님은 마침내 오신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렇게 선동한다네

     

“그러함에도 세상은 살만합니다!”




경위에서 경감으로 승진한

조우진 경감님은 인천경찰청을 떠나 충주에 있는 ‘경찰중앙학교’에서

성폭력과 교제폭력 그리고, 스토킹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위기청소년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미혼모 아기 돌잔치, 부천역 아이들을 위한 소년 희망 파티 등에서 사회자로 재능 기부하던 조우진 경감은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 자격증 취득 이후, 보육원과 노인복지관, 지역아동센터와 요양원 등에서 행복한 웃음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인천농아인협회가 주관한 '사랑의 수화 한마당' 행사를 4년 동안 진행하고, 인천외국인인력지원센터의 체육회와 송년회 등에서 재능기부 사회자로 활동하면서 인천시 사회복지협의회장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행복과 긍정, 배려와 사랑의 바이러스를 나누어주는 조우진 경감의 재능이 ‘경찰중앙학교’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을 것이란 사실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지난 2월 12일, 조우진 경감님과의 통화에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씩씩하고 명랑했습니다. 암 환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주 밝았습니다. 그런데, 선한 이웃 조우진 경감님이 암 투병 중이라니요! 암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도 암세포가 전이됐다니요!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빠진 암 환자가 됐다니요! 하나님께 항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올해 연초에 부고와 비보가 잇달아 배달됐습니다. 고인의 상주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이 어린 걸 두고 어떻게 떠났을까요. 중학생 아들을 복사(服事)로 바친 신실한 여인은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지은 죄가 있다면 두 아들과 남편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죄뿐입니다. 시골에서 홀로 사는 노모는 또다시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불효 자식의 걱정은 노모의 건강보다 병원비입니다.

     

2025년 올해에는 만복을 누리시되

슬픈 일도 더러 겪으시길 바랍니다.

생로병사와 우환으로 얼룩진 인생 길을

슬픈 일도 없이 어떻게 걸어갈 수 있겠습니까.

     

조우진 경감님, 오는 3월 18일(화) 이대목동병원에서

방광 제거 및 인공 방광 수술이라고 캘린더에 적었습니다.

     

민중의 지팡이이자

우리들의 선한 이웃인

조우진 경감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는 '중보 기도' 부탁 드립니다. 

 

[2025년 2월 후원자 명단]

     

늦둥이 외아들 돌잔치 축의금 일부를

가난한 미혼모를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부하고

아들이 사용하던 유아용품을 기증해주신 김인규 후원자님이

지난 2월 초순에 사랑하는 경민이를 이 세상에 두고 떠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그의 영혼이 영원한 나라에서 안식하게 거두어 주소서.

아빠와 남편을 떠나보낸 유족을 위로해주시고 돌봐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강미경 강미원 강봉진 강창훈 고행숙 고현주 곽선희 권길선 권명숙 권미선 권수경 권수아 권영림 권연식 권차랑 김금자 김난주 김덕순 김도영 김도윤 김명호 김명희 김미령 김민수 김범준 김서영 김성수 김성순 김소영(1973) 김신나 김연례 김은숙 김이정 김인규 김인순 김종택 김준수 김준희 김춘지 김치하 김한나 김현겸 김현주 김혜미(김미진) 김혜순 김효정 김희정 꿈마을엘림교회25(김혜연) 남기창 남철표 두현호 류미라 류제환 류창형 맘맘(박아사) 문상순 문성주 문정라 박미연(청파) 박미자 박병엽 박숙정 박아론 박영주 박영혜수녀 박예진(의정부범골로) 박예진(의정부오목로) 박은경 박재섭 박재영(이현정) 박종선 박종택 박찬수 박철현 반태경 배용원 법무법인에스 법무법인한누리 변종필 사회적협동조합행복나눔 생명교회주재훈 서기영 서은주 서인수 소갑순 소광섭 소은정 소정열 손다은 손석봉 송금숙 송봉은 신경식 신소정(서진상) 신양선 신예영 신정아 신창선 신춘례 신한미혼모 신희지 심정섭 안성진 안은숙 안재진 안지현 안혜리 엄서영 엄효정 오선예 원대한 유동현 유미화 유정숙 윤승희 윤이나 윤태경 ㈜윤현상재 이기진 이대성 이도경 이명우 이미자 이서영 이선희 이성민 이성숙 이소라 이수경 이슬기 이시영 이연주 이영미 이영숙 이영순 이영종(엄만용) 이용규 이용창 이원태 이은경 이은미 이은주 이은희(서울) 이은희(울산) 이인영 이제승 이종선 이주은 이주희 이지은 이진아 이한승 이현종 이혜원(부천) 이혜원(안양) 임영선(청파) 임태숙 임태호 임향숙 임희정 장경숙 장유영 전유라 정경수 정선화 정성회 정안순 정유용 정윤경 정준오 정현숙(청파) 정현아 조성록 조솔 조승 조영기 조우진 조현명 조현숙 조호진 진영숙 진종옥 차수련(연) 차영조 차향매 청파교회 청파교회임형욱 최남식 최성초 최수길 최순희 최승주 최윤성 최의승 최희정 콜마홀딩스 표대중 한석훈 한성수 한여름 한영순 허윤 허의숙 현명숙 현지현 홍석경 홍영주 황미하 황재훈 황현성 황현숙 황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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