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부, 퇴원했습니다!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는 위기청소년과 어린 미혼모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편지이자 이 아이들을 돕는 따뜻한 어른들의 이야기를 실은 편지입니다. 너무 일찍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비춰달라는 편지를 망망대해에 띄우면 등대지기 같은 그대들이 희망의 불빛을 비추어 줍니다. 그러므로 각자도생이 판을 치는 무한경쟁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희망의 불빛을 비춰주는 그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1.
“수술
잘 끝내고
잘 퇴원해서
다시, 미혼모와
위기 청소년 그리고
다문화 청소년을 위해
즐겁게 일하고 싶습니다.”
2.
지방종(脂肪腫) 제거 수술을 위해
5월 12일 입원하면서 쓴 글입니다.
떼어낸 종양에 대한 조직 검사 결과를
오늘(5월 23일) 통보받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악성 종양이 아니라고 해서 감사드렸습니다.
제가 입원했던 병원은 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원자력병원입니다.
717호(5인실) 저의 병상 맞은 편의 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와 구토 증세로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종양 제거 수술 후, 전신 마취가 풀리면서
조금은 통증에 시달리긴 했지만 암 환자의
고통에 비하면 저의 고통은 아주 작았습니다.

3.
오늘(5월 23일), 헬리코박터균 제균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검진했던 병원을 방문했다가
치료에 실패했다는 검사결과보고서를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2차 제균 치료를 해야 합니다.
2차 치료는 1차에 비해 항생제가 더 독하고
제균제 복용 기간도 1차보다 2배나 길다고 합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WHO(세계보건기구)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발암 인자로 규정하고 있어서 꼭 치료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장님이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제 신장이 한 쪽뿐인 데다가 최근 검진 결과
신장 기능이 70% 정도로 줄어서 독한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신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차 제균 치료를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4.
수술 잘 마치고 잘 퇴원해서
즐겁게 일하고 싶다고 다짐한 이유는
가슴 아픈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
언젠가부터 너무 힘들고 괴로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쉴 수 없었습니다.
대안도 없고 대체 인력도 없어서 억지로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능력도 사랑도 부족한 저 자신을 책망했습니다.
미혼모와 위기 청소년 사역을
2012년 시작했으니 어느덧 10년이 넘었습니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세월만 까먹고 말았습니다.
바보처럼 달리기만 했습니다.
뜨거웠던 첫 마음을 회복하고 싶어서
수술을 마친 뒤에는 즐겁게 일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던 것인데 몸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5.
살다 보면, 이런저런 병에 걸립니다.
육신의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힘겨운 시절을 보내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에겐 하늘이 보내주신
사랑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능력도 없는 제가 미혼모와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시작하면서
동역자가 된 아내는, 뼈를 갈아 넣으면서 일한다는,
칭찬과 염려가 섞인 말을 들을 정도로 헌신한 아내는
입원 기간 내내 보호자 침대에서 자면서 간병해 주었습니다.
아내는 저보다 10배는 더 힘들게 일하는데 제가 입원했습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저에게 내려진 건강 주의보를 묵상하며
조금은 천천히 일하면서 건강을 살피려고 합니다.
소년 희망 배달부의 소명을 감당하고 싶어서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미혼모 아이를 위해서라도
건강을 회복하고 싶습니다. 올해에도 산타가 되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건강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5.
5월 후원자 명단입니다.
아픈 아이들을 위해 자기의 것을
내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강미경 강미원 강지영 강창훈 강현석 고영희 고현주 고행숙 국세현 권길선 권명숙 권미선 권미순 권연식 권태옥 그교회 김경숙 김기현 김도윤 김명심 김명호 김명희 김미령 김미애 김민석(한영숙) 김민선 김석근 김석종 김성은 김소영 김신나 김영제 김인규 김종택 김준수 김준희 김지영 김춘지 김혜미 김현겸 김현주(서울) 김현주(대구) 김형윤 김홍주 김효정 김희진 남기창 남철표 남행희 노길상 노영훈 두현호 류제환 류창형 문상순 문화촌제일교회 박나영 박미자 박병엽 박성숙 박성철 박소원 박숙정 박세염 박아론 박영주 박은경 박예진 박정애 박종선 박종택 박재섭 박진주 박진탁 박찬수 박희정이성환 반태경 법무법인 한누리 서기영 서인수 서한나 소갑순 소광섭 소은정 손다은 손상희 손석봉 손정은 송금숙 송봉은 송수정 송형운 신소정 신승범 신양선 신언항 신예영 신정아 심정섭 안나영 안성진 안은숙 안재진 안혜리 엄만용 엄효정 오민석 오선예 오세훈 원대한 유동현 유미화 유인식 유정숙 유주연 윤기한 윤미선 윤승희 윤영선 윤영진 윤이나 윤태경 이공자 이대성 이도경 이미자 이서영 이성민 이소혜 이수경 이시영 이영숙 이영순 이용규 이원태 이은미 이은희(서울) 이은희(울산) 이제승 이종선 이주연 이주희 이주은 이지은 이진아 이한승 이현종 이혜란 이혜원 임형욱 임희정 장경숙 장성호 장유영 정경수 정문권 정유용 정은미 정지상 정현아 조성록 조솔 조승 조자연 조유하 조우진 조영기 조일순 조현숙 조호진 지충선 차수련 차영조 최남식 최성초 최순희 최윤성 최희정 한석훈 한여름 한영순 허윤 허의숙 현지현 홍영주 한성수 황재훈 황연성 황현숙 청파교회 ㈜윤현상재 생명교회 주재훈 Esther Par.
이외에도 익명으로 후원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어게인>은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소년희망공장> 6곳을 운영하면서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고 있으며 부천시로부터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법률 지원과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교 밖 청소년 등의 위기청소년과 미혼모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게인 : 경기도 부천시 중동 1159-5 부광프라자 603호 (☎ 032-662-1318)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 경기도 부천시 장말로 107 복사골문화센터 4층 (☎ 032-655-4620)
▶소년희망공장 1호점 :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254번길 27 1층 컴포즈커피 부천중앙점 (☎ 032-323-2010)
▶소년희망공장 2호점 :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161-8 컴포즈커피 마곡나루점 (☎ 02-6953-4747)
▶소년희망공장 3호점 : 경기도 부천시 중동 1300 중동센트럴파크푸르지오상가 166호 '스위트 그린' (☎032-321-1567)
▶소년희망공장 4호점 : 경기도 화성시 동탄순환대로5길 13 '수제스콘전문점 클로리' (☎ 010-3120-7203)
▶소년희망공장 5호점 : 서울시 양천구 목동중앙남로 7-1 컴포즈커피 목동모세미점 (☎02-6403-3605)
▶소년희망공장 6호점 : 서울시 영등포구 양산로 91 컴포즈커피 영등포리드원점 (☎070-8648-3849)
▶인천 소년희망센터 : 인천시 계양구 계산1동 944-7 3층(☎ 032-546-4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