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수녀님의 사랑


▶2019년 2월 후원자의 도움으로 열린 미혼모 아기 '다솔'이 돌잔치 케이크. ⓒ 민경택


"연락이 늦었어용! 다솔(가명·2살)이 옷하고 신발, 마스크 손세정제 잘 받았어요ㅠㅠ 요새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들고 말도 많고, 걱정도 많은데 감사합니다♡ 코로나 조심하세요 ㅠㅠ"


지난 22일, 두 살 된 다솔(가명)이를 혼자 키우는 미숙((가명·24)이가 감사 겸 안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미숙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혼자 아기를 낳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다솔이를 어찌나 예쁘게 키우는지 모릅니다. 지난 설에는 커플 옷을 맞춰 입고 저희 집에 왔는데 연인 못지않게 다정해보였습니다. 다솔이가 잘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지극한 사랑 때문입니다. 그런데 감사 문자에 이어 보낸 문자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힘겨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미숙이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다솔이를 키웁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집 휴원이 장기화되면서 다솔이를 돌보느라 일을 못하게 됐고 수입이 뚝 끊기면서 위기에 처했습니다. 남편이 있는 가정에서도 한숨 소리가 들리는데 혼자 아이를 키워야하는 미혼모 가정은 오죽할까요.


미숙이에겐 홀엄마가 있지만 도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중학생 때부터 스스로 살아온, 자존심 강한 미숙이는 쉽게 손을 벌리는 미혼모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자로 "어린이집 휴원 때문에 일을 관둬서 걱정이에요 언제까지 이럴지ㅠㅠ"라면서 "항상 돈이 문제네요ㅠㅠ"라고 했습니다. 오죽 힘들면 도움을 청했을까 싶었습니다.


▶다솔이 돌잔치 참석자 기념사진. ⓒ 민경택


그러니까요

그러니까요

그러니까요!


고아처럼 아이를 혼자

키워야하는 미혼모에겐

언제나 돈이 문제이지요


돈이 떨어지면 쌀이 떨어지고

분유와 기저귀를 살 수 없어요

월세도 전기세도 낼 수 없어요


돈이 없어 막막한 세상

돈 때문에 캄캄한 세상

기댈 이웃이 없는 세상


열 달 품어 낳은 제 새끼를

버리고 싶어 버리는 엄마가

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을까요


미혼모도 엄마인데

버려진 아픔을 아는데

찢긴 가슴으로 우는데


(조호진 시인의 졸시 '그러니까요')


▶2017년 후원자들이 마련해준 돌잔치에서 준이를 품에 안은 미혼모 숙희. ⓒ 임종진


일곱 살과 다섯 살짜리 두 아이를 혼자 키우는 숙희(가명·26)도 도움을 청하는 문자를 보내 왔습니다.


보육원 출신 미혼모 숙희는 벼랑 끝 인생이었습니다. 숙희는 편의점과 음식점 등지에서 알바로 일했지만 아이들 돌봄 문제 때문에 수시로 잘렸습니다. 일자리에서 잘리면 돈이 떨어지고, 그 다음엔 분유가 떨어지고, 그그 다음엔 쌀이 떨어졌고, 그그그 다음엔 무엇이 떨어졌을까요.


숙희가 두 아이와 떨어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의 도움 때문입니다. 선한 이웃의 도움이 없었다면 숙희네 전기는 끊겼을 것이고, 급성폐렴에 걸린 준이는 병원에 입원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준이가 청진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선한 이웃들이 돌잔치를 마련해주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