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희망공장은 진짜인가?


▲폐업 위기에 처했던 소년희망공장 1호점이 2017년 JTBC <나도CEO>에 선정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수홍씨 등의 출연진과 소년희망공장 아이들의 기념촬영 장면.

총회 보고서와 재무상태 보고서, 공동모금회에 제출할 사업정산 등 각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바쁘고 힘들었지만 2020년 결산을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인천가정법원이 어게인에 위탁한 보호소년 특별교육을 4월 5일부터 사흘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기 청소년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 또한 다시 시작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현장 책임자인 아내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소년희망공장 운영 주체인 <스마일어게인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인 아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한 ‘소년희망공장 3호점’(스위트그린)의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상당한 빚을 떠 안으면서 폐업이 불을 보듯 뻔했고, 그 불똥이 소년희망공장 1호점을 비롯한 어게인에게까지 튈 것이 예상되자 아내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자신이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을 직시한 아내는 직원들을 구조 조정한 뒤 설거지부터 음식 조리 등을 도맡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매시장에서 아침 장을 보고, 매장 청소와 배달부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말 휴일과 휴식이 또다시 없어졌습니다.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9시~10시에 귀가하는 아내는

주 7일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도 일이 자꾸 쌓이자

귀가해서도 쉬지 못하고 자정 넘도록 일하다가 잠시 눈을 붙이지만

꿈에까지 쫓아온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새벽에 깨어 또 일합니다.

그렇게 일해도 쓰나미처럼 덮치는 일에 지친 아내가 혼잣말처럼 합니다.


“이러다 죽을 것 같아…!”


신장염 환자인

작달막한 아내에겐

위기 청소년의 십자가

미혼모의 십자가와 월세 십자가,

인건비 십자가 등이 어깨를 짓누르지만

그 누가 대신 져줄 수 없는 십자가입니다.


가난과 가정해체 등의

상처로 얼룩진 위기 청소년들이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라면

그대로 두어 땅만 버리게 하겠습니까.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라면 찍어 버리라고,

무엇 때문에 땅만 버리게 하느냐는 포도원 주인의 성화에


“주인님, 올해만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내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찍어 버리십시오.” (누가복음서 제13장 8절~9절)


라고 사정한 포도원지기의 심정으로

소년들의 아픔을 감싸주고 눈물을 닦아주면서

올해만, 올해만, 올해만 사정하며 희망을 거름으로 주었더니

소년희망공장 1호점에선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교도소에 간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을 돌본 소녀는 일하면서 공부해

꿈에 그리던 대학에 드디어 합격했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뒤 쉼터 등을 전전하면서도

향학의 길을 멈추지 않았던 소년은 공사판 잡부로

일하는 틈틈이 공부한 결과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대학생이 됐습니다.

중국동포 소녀 영혜(가명·17세)는 오는 8월에 시행되는 고졸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원비는 키 작은 수녀님이 대주셨습니다.


가장 기쁜 열매는 민우(가명·24세)입니다. 4년 전,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조용히 사라질 계획을 세웠던 민우는 마지막 정거장인 소년희망공장에 잠시 왔습니다. 민우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들으면서 이 세상을 등지고 싶은 민우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병들면서 양육과 보호를 받지 못한 민우는 어둡고 배고픈 빈집이 무서워서 거리를 떠돌았습니다. 민우의 아빠는 공사판에서 일하다 몸을 다치고 말았습니다.


만일 내가 민우였다고 해도 죽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죽도록 놔둘 수가 없어서 올해만, 올해만, 올해만을 되뇌며 석삼년을 기다렸더니 우울증 환자였던 민우의 어둡던 눈빛이 새벽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고 아팠던 민우는 느린 달팽이처럼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더니 소년희망공장 매니저로 승진했습니다. 현재의 민우는 소년희망공장의 진짜 희망입니다. 일도 잘하고 성실할 뿐 아니라 책임감도 남다른 청년입니다. 민우는 자신처럼 불우한 아이들을 돕고 싶다면서 2021년 올해, 사이버대학 상담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우리가 진실한 포도원지기라면

나무가 좀 상했다고 찍어 버리겠습니까.

제대로 가꾸고 거름을 주지도 않았으면서

어찌 열매를 맺지 않느냐고 채찍질만 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저 나무들을 찍어 버리라고 하시겠습니까.


이 아이들이 희망이 되려면

희망의 나무가 되어 열매 맺으려면

저희가 더 바쁘고 힘들어야만 합니다.

다만, 죽지 않고 일할만큼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다 쓰러지면 누가 대신 십자가를 질까?

이 무겁고 괴로운 십자가를 누가 질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그러므로, 죽지 않고 일할만큼 힘들어야 합니다.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도 무책임한 것이므로 죽지 않을만큼만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거듭 선언합니다.


소년은 희망의 나무가 맞습니다.

찍어버려야 할 나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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